▲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이사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아이멤버 3.0 론칭 쇼케이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이사가 기업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아이멤버’의 기능을 한층 고도화해 수익 창출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롯데그룹 내에서 검증된 아이멤버의 기술력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B2B(기업간 거래) 시장을 넘어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영역은 물론 정부 주도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롯데이노베이트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아이멤버 3.0 론칭 쇼케이스’를 열고 고도화된 기능과 시장 확대 전략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올해 희망하는 두 가지가 있다”며 “하나는 롯데자이언츠의 가을 경기를 보는 게 제 바람이고, 두번째는 오늘 선보인 아이멤버에 대해 보다 많은 분들에게 인지시켜드리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멤버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자체 개발한 기업용 AI 에이전트로, 문서 검색, 이메일 작성, 회의록 요약, 보고서 작성 등 다양한 사무 업무를 지원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2023년 10월 그룹사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아이멤버 1.0을 처음 출시했으며, 2024년 7월에는 2.0 버전을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3.0 버전은 오는 8월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이멤버 3.0은 기존 기능에 더해 사용자 맞춤 기능과 보안성을 대폭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외부 접속 차단과 데이터 유출 방지 기능이 내장된 보안 구조, 검색·보고서·이미지 생성 등 업무 목적별 설계, 사용자 일정과 업무 패턴을 반영한 퍼스널 AI 기능 등이 새롭게 탑재됐다.
▲ 박종남 롯데지주 AI/DT 상무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아이멤버 3.0 론칭 쇼케이스’에서 아이멤버를 시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이날 박종남 롯데지주 AI/DT 상무는 아이멤버 시연에 나서 자신의 목소리를 AI가 학습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보이스 메이커’ 기능을 직접 선보였다.
그는 “이제는 AI가 단순히 텍스트로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와 감성을 담아내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날 B2B를 넘어 B2C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오현식 롯데이노베이트 AI테크랩 실장은 “아이멤버는 1.0, 2.0, 3.0을 거치며 AI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B2C 시장까지 고도화할 계획이며, 다가오는 피지컬 AI 영역까지 연계해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주도의 초거대 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참여 가능성도 열어뒀다.
오 실장은 “당연히 참여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가장 유리한 방법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내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고, 이를 다양한 사업군에 적용한 경험이 있다는 점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이노베이트가 AI 에이전트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것은 시스템 통합(SI)과 솔루션 구축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다른 SI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기존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다만 AI 에이전트 시장은 네이버, KT, LG CNS 등 정보통신 대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분야다.
▲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이사(왼쪽 세번째)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아이멤버 3.0 론칭 쇼케이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롯데이노베이트 측은 그룹 내 다양한 실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여왔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아이멤버는 2023년 10월 처음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시스템 통합(SI) 업종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서비스를 선보였다”며 “이후 지속적으로 다양한 기술을 반영하며 버전을 고도화해왔다”고 했다.
이어 “현재 아이멤버는 7만 명 이상이 사용 중이며, 롯데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약 100개 이상의 회사에 도입돼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실장도 “전 그룹사에 생성형 AI를 적용한 사례는 많지 않다”며 “롯데그룹의 화학, 제조, 유통, 식품, 호텔, 관광, 서비스 등 전 산업군에 AI 플랫폼을 적용한 경험이 있어, 다른 기업의 AI 플랫폼보다 안정성이 높다”고 했다.
이번 아이멤버 기능 고도화는 그룹 외부 매출을 확대해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롯데이노베이트는 전체 매출의 약 60%를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다. 아이멤버를 외부 고객사에 공급해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수익 구조 다변화와 사업 체질 개선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월 기준으로 아이멤버 매출의 약 30%가 외부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거래처를 현재 100곳에서 30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대표는 “롯데이노베이트라는 사명은 지난해 3월 변경된 것으로, ‘이노베이트’는 한계를 규정하지 않는 무한한 혁신의 주체가 되자는 뜻이 담겨 있다”며 “조금 더 나은 서비스, 롯데를 대표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