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연임 성공 뒤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말 '순이익 4조 원 진입'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호실적이란 평가다. 

다만 '비은행 부문 강화' 과제에 대한 해법에 관심이 쏠린다. 함 회장은 내실 성장 구현의 핵심이 될 비은행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알리며 새 출발, '비은행 수익 30%'는 여전한 숙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두 번째 임기를 호식적으로 시작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5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으로 1조1277억 원을 냈다.

2024년 1분기 1조340억 원보다 9.1% 늘어난 것은 물론 시장전망치였던 1조371억 원을 8.7% 웃돌았다. 하나·외환 통합 이후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이 핵심이익으로 꼽는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이 모두 늘면서 성장세를 지지했다.

1분기 이자이익은 2조2728억 원, 수수료이익은 5216억 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1년 전보다 2.3%, 1.7% 증가했다. 

함 회장이 3월 주주총회에서 받은 신뢰에 곧바로 화답하며 기분 좋은 새 출발을 알린 셈이다.

하나금융이 호실적을 내면서 올해 연간 순이익 4조 원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앞서 9일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1분기에 호실적 시현이 예상됨에 따라 2025년 연간 순익은 4조 원에 육박할 공산이 커졌다”며 “1분기 실적발표 뒤 연간 실적 시장전망치(컨센서스)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5년 하나금융 순이익 전망치는 3조9057억 원이다. 1분기 실적을 반영해 기준점이 높아지면 4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다만 ‘함영주 2기’를 맞이한 하나금융의 비은행 성장 과제가 선명해졌다는 평가도 가능해보인다.

함 회장이 목표로 하는 비은행 기여도 30%와는 아직 거리가 있어서다.

하나금융이 집계하는 비은행부분 기여도는 2025년 1분기 기준 16.3%다. 2020년과 2021년에는 30%를 상회하기도 했으나 최근 몇 년 동안은 20%를 넘지 못했다.

올해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이 체급을 키워야 하는 외적 요인도 있다. 4대 금융지주 경쟁에 새 판이 깔릴 것으로 보여서다.

우리금융은 현재 금융위원회의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건부 인수 승인으로 가닥을 잡는 가운데 중형급 보험사인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우리금융이 금융지주 3위 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함 회장이 강조하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측면에서도 비은행 계열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함 회장은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이 밸류업 이행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리고 하나금융이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을 하려면 비은행 실적이 뒷받침돼야한다고 바라봤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알리며 새 출발, '비은행 수익 30%'는 여전한 숙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하나금융그룹의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밸류업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함 회장은 2월 밸류업 계획을 설명하는 영상에 출연해 “최근 부진했던 비은행 부문 수익기여도를 약 30%까지 끌어올린다면 하나금융그룹이 자기자본이익률 11% 또는 12%를 달성하는 것도 실현 가능한 목표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전략은 내실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본을 다지면서 나아가겠다는 방향성이다. 

함 회장은 단단한 자생력과 그룹 시너지를 바탕으로 비은행 계열사 성장을 이끈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내외부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다”며 “그룹 전체의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확대함으로써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또한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내실을 강화해서 비은행 (기여도를)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인오가닉Inorganic)이라든지 과다한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은 현재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오가닉은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등으로 성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