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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1분기 미국 '약진' 유럽·인도 '주춤', 관세 시작된 2분기가 올해 실적 가늠좌
- 현대자동차가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미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 시장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했다.인도 판매량과 유럽 판매까지 줄어든 반면 미국 판매량은 1.1% 소폭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실적 개선을 위해 미국 시장 판매가 더 중요해졌다.현대차의 최대 판매 시장인 미국의 수입차 25% 관세 발효가 4월 초부터 시작됐고, 이에 따라 경쟁사들이 차량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비해 현대차는 6월 초까지 가격을 동결키로 했다. 이에 따라 2분기 미국 판매가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올해 전체 현대차 실적을 판단할 수 있는 가늠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25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 판매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인도 판매량은 4.2%, 유럽 판매량은 3.8% 감소했다. 이에 비해 미국 판매량은 1.1% 소폭 늘었고, 미국 소매 판매는 10% 이상 증가했다.현대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은 미국이며, 이어 한국, 인도, 유럽 순이다.현대차의 3위와 4위 판매고를 기록하는 인도와 유럽 시장 판매가 주춤하면서 1위 시장인 미국 판매량이 향후 실적을 가르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현대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8.2%를 기록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익창출력이 높다.1분기 미국 자동차 판매 1위는 제너럴모터스(GM)였다. 2위는 도요타, 3위 포드, 4위 현대차그룹, 5위 혼다 등 순이다.경쟁사 가운데 GM 영업이익률은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3위 포드와 7위 스텔란티스 등은 영업이익률이 1~2%대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25% 관세까지 부과되면서 이들이 먼저 미국 판매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나온다.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전기차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에 비해 현대차는 일단 6월2일까지 판매 가격을 동결키로 했다. 3개월 이상의 재고를 활용해 가격 동결 시기를 더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현대차는 다른 경쟁사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동안 가격 동결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더 늘리고, 하반기 들어 서서히 가격을 인상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아직 4월 판매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4월 가격 동결 후 미국 판매량이 좋은 흐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대차가 가격을 동결하면서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 것은 가장 좋은 전략을 취한 것이라고 평가한다"며 "현재도 그렇고 관세 부과가 길어질수록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김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조만간 관세 문제가 해결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며, 그 때까지 현대차가 잘 버틴다면 가격을 동결한 것이 수혜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구자용 현대차 IR담당 부사장은 25일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현대차는 지금까지 많은 위기에도 발빠른 대응으로 대처해왔다"며 "2분기에는 관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경쟁사보다 불리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