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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이앤씨 올해만 6번째 인명사고, 안전 전문가 송치영에 부담 '천근만근'
- 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에서 올해 들어 6번째 인명사고가 발생했다.연이은 인명사고 발생에 따른 후속 처리를 위해 투입된 '안전 전문가'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앞으로 경영 행보에 발걸음이 매우 무거워졌다.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중대재해수사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4-2공구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사건을 전날 영등포경찰서로부터 이첩받아 수사를 시작했다.신안산선 복선전철 4-2공구에서는 지난 18일 오후 1시22분경 지하 70m 현장에서 철근 구조물 낙하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현장의 시공사 포스코이앤씨의 송 사장은 사고 당일 오후 바로 현장을 방문해 사과문을 발표했다.송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회사의 최고 책임자로서 참담한 심정과 함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머리 숙여 깊이 사죄 드린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갑작스러운 비보로 큰 슬픔을 겪고 계실 유가족분들께 포스코이앤씨 임직원을 대표해서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고까지 올해에만 공사 현장에서 6번째 인명사고를 냈다.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올해 인명사고는 △1월15일 발생한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로 1명 사망 △4월11일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건설현장의 붕괴사고로 1명 사망 △4월21일 대구시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추락사고로 1명 사망 △7월28일 경남 의령군 함양-울산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천공기 끼임사고로 1명 사망 △8월4일 경기도 광명시 서울-광명 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1명 감전 사고 등이다.이재명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서 연이어 발생한 인명사고를 놓고 지난 7월29일 국무회의를 통해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건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법률적 용어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니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불과 6일 만에 다시 포스코이앤씨에서는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결국 취임 뒤 1년도 안 된 정희민 전 사장의 사퇴로 이어졌다.송 사장은 정 사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이앤씨의 최고경영자를 맡았다. 송 사장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포스코이앤씨에서 최고안전책임자(CSO)로서 안전보건센터장을 맡는 등 포스코 그룹 내에서 대표적 안전 전문가로 평가받는다.포스코 그룹으로서는 안전 전문가로 여겨지는 송 사장의 임명을 통해 포스코이앤씨의 안전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후 수습과 대외적으로 그룹 차원의 안전강화 의지를 보이는 의미로 풀이됐다.그런 면에서 이번 신안산선 복선전철 4-2공구 현장의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부담이 송 사장에게는 이전 사장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송 사장은 8월 초에 취임한 뒤 현재까지 포스코이앤씨의 최고경영자로서 아직 만 4개월도 채우지 못했다.서울 여의도역 인근 신안산선 공사현장에서 지난 18일 오후 철근 추락으로 노동자 7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벌어져 사망자 1명, 부상자 1명이 나왔다. 사진은 사고 현장. <연합뉴스>취임 직후부터 송 사장은 포스코이앤씨의 전체 공사현장의 작업 진행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고 안전점검을 벌였다. 하지만 송 사장이 진행한 대대적 안전점검이 안전사고를 예방하지 못하는 결과를 되풀이한 셈이다.올해 포스코이앤씨에서는 정 전 사장이 4월 신안산선 지하터널 건설현장의 붕괴사고 이후에도 모든 현장의 작업을 중단한 뒤 안전점검을 벌인 바 있다. 이후에도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정 전 사장은 결국 자리를 내놓게 됐다.송 사장은 전날 사과문을 통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4월 신안산선 광명 터널 붕괴 사고 이후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전사적인 안전 강화 조치를 추진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그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번 사고로 신안산선 준공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져 송 사장으로서는 경영 상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포스코이앤씨는 지난 4월 광명시 신안산선 사고 영향 등으로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을 보며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는데 이 부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더구나 지난 4월 사고와 관련해 박승원 광명시장이 사고 현장의 통로박스와 배수로 전면 재시공과 피해 주민에 대한 신속한 보상도 요구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이런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내놔 송 사장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포스코이앤씨에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특정 현장의 문제로 보지 않고 전사적인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할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면서'단기적인 사고 수습에 그치지 않고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