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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Z 핫플' 이끈 성동구청장 정원오](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9/M_20250912141110_218763.png)
- [인터뷰] 'MZ 핫플' 이끈 성동구청장 정원오 "지속가능한 성수동 기업이 역할 해줘야"
- '이제는 성수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주민 뿐만 아니라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야 합니다. 관은 물길을 뚫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 9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성수동 일대가 10년 만에 서울의 대표적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비결을 묻자 성수타운의 미래를 염두에 둔 듯 이렇게 답했다.오는 15~21일 성수동 전역에서 열리는 '2025 크리에이티브X성수'는 민관이 협력해 열리는 대표적 사례다. 202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크리에이티브X성수'는 민과 관, 기업이 함께 기획하는 글로벌 문화창조산업축제다.서울숲, 연무장길을 시작으로 성수동 곳곳에는 행사 홍보 및 차량통제 일정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배치돼 곧 시작될 축제를 알리고 있다. 성수역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도로 성수이로에는 행사 기간 특설무대가 설치돼 패션쇼, 음악공연이 펼쳐진다.민관이 힘을 모은 크리에이티브X성수는 지난해 기업 360여 곳이 참여해 16만여 명의 관광객을 불러보았다. 올해는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정 구청장은 소셜벤처를 시작으로 대기업들도 모여들며 그 자체로 브랜드화된 '성수'가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갖추기 위해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정 구청장은 "과거에는 사람이 있는 곳에 기업이 모였지만 이제는 기업을 유치해야 사람을 모을 수 있다'며 '이런 생각 아래 성수동이 성장했고 대기업들도 많이 들어서며 향후 10년은 끄떡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실제 성수동에는 SM엔터테인먼트, 무신사, 현대글로비스, 쏘카 등이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연이어 둥지를 틀었다. 크래프톤은 복합문화공간 '펍지성수'에 이어 본사 이전을 추진하며 '크래프톤 타운' 구축에 나서고 있다.그는 또 "더 긴 미래를 만들어가려면 관리를 잘해야 하고 이를 위해 민관 협의체 '성수 타운매니지먼트'를 출범했다"고 설명했다.성수 타운매니지먼트는 기업, 임대인, 임차인, 주민들이 성동구와 함께 하는 민관 협력 지역관리 모델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크리에이티브X성수에서 확인한 민관 협력 모델을 협의체로 확장한 형태이기도 하다.정 구청장은 "성수 타운매니지먼트는 성수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계획을 논의하는 기관"이라며 "조례 제정을 통해 법정기구화해 중장기 성장에 기반이 될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성동구는 지난 8월26일 성동구 지역통합관리(타운매니지먼트)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수동 연무장길에 걸린 '2025 크리에이티브X성수' 홍보 현수막. <비즈니스포스트>정 구청장이 성수동의 지속가능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역 성장과 함께 발생할 수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는 데도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낙후된 도심 지역의 가치가 상승해 임대료가 오르면 원래 살던 주민이나 상인이 내몰리는 사회 현상을 의미한다.정 구청장은 "성동구는 2015년 용어 자체도 낯설었던 시기에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도입하고 지속가능발전구역을 지정해 지역색을 지켜왔다"며 "다만 '팝업의 성지'로 불리며 젊은 층 유입, 일대 상권 활성화 등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단기 임대차 상가의 임대료가 주변 상권의 임대료 상승을 불러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짚었다.이에 무분별한 임대료 상승을 막기 위해 환산보증금 제도를 폐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현재 환산보증금 제도 아래에서는 임차인을 보호하는 기준인 환산보증금 9억 원 이하를 초과해 1년이 지나 재계약하면 임대차계약 5%의 상한 기준을 적용받지 못한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성수동에서 환산보증금 9억 원을 초과하는 상가의 비중은 20.5%까지 늘어났다.정 구청장은 "환산보증금 기준을 초과하는 상가는 임대료 상한이 없어 초고가 임대료가 형성되고 주변 상권에서도 따라 임대료를 높이게 돼 젠트리피케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모두가 마음 놓고 영업할 안정적 여건을 위해서는 환산보증금 제도 폐지를 뼈대로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입법 토론회를 개최한 뒤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성과를 냈다"며 "입법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공론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울에서 유일한 3선 구청장인 정 구청장은 주민들의 꾸준한 지지와 성동구의 위상 상승의 비결을 '현장에서 답을 찾는 행정'으로 꼽았다.정 구청장은 "시장, 경로당, 어린이집 등 주민이 생활하는 곳을 찾아가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실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며 "개인 휴대전화를 공개해 구청의 문턱을 낮추고 주민과 신뢰를 형성하며 갖춘 소통 역량이 리더십을 발휘할 큰 자산이 됐다"고 평가했다.그는 "또 예전에는 현장에서만 주민을 만났다면 이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로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며 "단순한 민원처리나 홍보를 넘어 주민의 의견으로 행정의 방향을 만들고 그 변화가 주민의 자부심이 되는 선순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성동구청 1층 로비에 조성된 성동책마루도서관. <비즈니스포스트>10년 넘게 구청장으로 일하면서 느꼈던 지방자치단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정 구청장은 "도시계획 관련 문제를 보면 큰 결정은 서울시의 권한이고 자치구는 계획의 입안과 경미한 결정 및 변경 등에 한정돼 조례로 위임받아 수행하고 있다"며 "자치구의 소극적 권한 위임은 주민 생활과 밀접한 시설 조성이나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지방이 다양한 주민의 삶과 복지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지방정부와 함께 재정분권을 통한 지방재정 강화에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남은 임기 동안 주력할 대목으로는 주민들의 '효능감'을 높이는 부분을 꼽았다.정 구청장은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면 그 경험은 자연스럽게 입소문과 후기가 돼 퍼져나갔다"며 "처음 마음 그대로 현장에서 답을 찾고 실천하며 성동구를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