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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통신 3사 6조 설비투자 조기 집행 '만지작', 겉으론 "새 정부 정책 보고"

김재섭 선임기자 조승리 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5-06-05 09: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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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통신 3사 6조 설비투자 조기 집행 '만지작', 겉으론 "새 정부 정책 보고"
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경제 점검 TF 구성을 지시하고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서두르는 등 경기 회복을 위해 팔 걷고 나서는 가운데, 통신사들도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 조기 집행 방안을 검토하는 등 동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 점검 티에프(TF)' 구성을 지시하고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서두르는 등 둔화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팔 걷고 나서는 가운데, 통신사들도 내부적으로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케펙스) 조기 집행 등 새 정부의 내수경기 회복 노력에 발맞출 방안을 찾고 있다.

다만, 아직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고 있다. 새 정부가 이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및 통신비 세액공제 같은 공약을 집행할 정책을 어떻게 짜는지, 'AI 100조 투자' 밑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SK텔레콤 해킹 사태의 뒷처리 주문을 어느 강도로 하는지 등을 보며 '협상카드'로 내밀 심산인 것으로 보인다.

5일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통신 3사 모두 내부적으로 새 정부의 경기 회복 노력에 동참할 방안을 찾고 있다.

한 통신사 대외협력팀장은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 집행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업 부서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해킹 사태로 정보보호 쪽 투자를 대폭 늘리고 조기 집행하는 계획은 이미 확정된 상태"라며 "5G 투자는 거의 마무리됐고 6G 투자는 시작도 안돼 설비투자 규모 자체를 늘리기는 어렵고, 통신망 점검 및 유지보수 일정을 앞당겨 예정된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방안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른 통신사 임원은 "그동안에도 추석이나 설을 앞뒀을 때 통신공사 대금 등을 조기 집행해 중소 협력업체들을 지원해왔다"며 "그런 차원에서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임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곧 사업자들을 불러 아이디어와 의견을 구할 것 같다"며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통신사 임원은 "예정된 설비투자 집행 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아직은 우리는 이렇게 하겠다고 겉으로 떠들기는 그렇고, 공식적으로는 새 정부 정책 방향을 보고 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통신사 설비투자는 통신공사와 네트워크 장비.소프트웨어 및 정보보호 등 주변 생태계 협력업체들에게 생명수 내지 투자 마중물 구실을 한다. 통신사들의 투자에 전적으로 살아가는 중소업체들도 많다.

한 통신공사업체 대표는 "통신사들이 새 정부의 경기 회복 노력에 동참하는 의미로 통신망 고도화 및 유지보수 예산을 늘려주면 더 바랄 게 없지만, 조기 집행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중소업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통신 3사의 올 설비투자 예산은 6조 원대에 이른다. 오는 7월 단말기 유통법 폐지로 크게 늘 것으로 보이는 마케팅 쪽 투자까지 합치면 통신 3사 올해 총투자액은 20조 원대까지 불어난다.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2차 추경예산안 30조 원대에 견줘 결코 적지 않다.

통신 3사의 설비투자는 5G 투자가 집중됐던 2019년 9조5900억 원을 정점으로 2020년 8조2700억 원, 2021년 8조2천억 원, 2022년 8조1700억 원, 2023년 7조3300억 원, 2024년에는 6조6100억 원 등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5년 새 3조원 가까이 준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SK텔레콤은 2조39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8%, KT는 2조2999억 원으로 4.6%, LG유플러스는 1조9208억 원으로 23.6% 각각 감소했다.

이 같은 설비투자 감소 추세는 2030년께 6G 투자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줄어든 설비투자는 고스란히 통신사 영업이익으로 쌓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통신 3사 연간 영업이익 합계액은 지난해 대비 1조 원 이상 많은 5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첫 날인 4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 대응 티에프를 바로 가동하겠다. 국가 재정을 마중물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달 25일 선거운동 때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비상경제 대응 티에프를 구성하겠다. 직접 티에프를 지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일 내놓은 '6월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 올 경제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지난 3월 전망에 견줘 0.5%포인트 낮췄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2%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능한 빨리 응급조치 수준의 경기 회복을 위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재섭 선임기자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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