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 게이트 개발청’에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왼쪽)와 제리 인제릴로 디리야컴퍼니 그룹 CEO가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업영역 확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에 주차 플랫폼을 수출하는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술 수출의 시동을 걸었다. 경쟁과 규제로 국내시장이 이른바 레드오션이 된 가운데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는 그간 공을 들이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차 플랫폼 솔루션 해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정체성 전환과 해외 진출을 강조해온 류 대표 체제의 전략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협약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자회사 디리야컴퍼니와 체결된 것으로, 주차장 운영 및 예약, 결제 시스템을 통합한 솔루션을 디리야 개발지구에 공급하는 내용이다.
디리야 프로젝트는 여의도의 20배에 달하는 14㎢ 부지에 약 86조 원을 투입해 고급 리조트, 쇼핑몰, 병원 등을 조성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개발지구 내 주차장 인프라를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이용자가 예약과 결제를 앱으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주차 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의 공동 개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실증 사업 결과에 따라 사업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MOU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술기반 솔루션을 해외에 수출하는 첫 사례이자 국내 모빌리티 기업이 시스템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한 드문 사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간 기존 카카오T 앱을 통해 현지 사업자와 제휴해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접 진출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언어, 계정, 결제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플랫폼 케이라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2022년을 '해외 진출 원년'으로 선언하고 일부 해외 도시에서 카카오T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번처럼 기술 솔루션 자체를 수출해 핵심 인프라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 대표는 취임 이후 카카오모빌리티의 방향성을 호출 중개 사업자에서 기술 기반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단순 플랫폼 운영을 넘어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술력과 운영 역량을 해외 시장에 처음으로 입증하는 기회”라며 “모빌리티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이 이미 과점화된 상태에서 정부 규제 강화로 인해 성장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전략이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간 국내 여러 독과점 논란에 시달려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당장 국내 사업을 축소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해외사업에 역량을 더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주차 플랫폼은 아직 글로벌 지배적 플레이어가 없는 분야"라며 "특히 사우디나 동남아처럼 도시 재개발이나 프로젝트가 활발한 지역에서는 기술 기반 플랫폼 도입 수요가 커 국내 기업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