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자회사 코스알엑스가 배당을 크게 늘리고 있다. 2024년 배당도 이례적으로 컸는데 지난해 배당은 급기야 배당성향 100%를 넘었다.
아모레퍼시픽으로서는 코스알엑스 지분 87%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 현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코스알엑스 입장에서 보면 자칫 글로벌 사업 확장 투자의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가 지난해 모회사 아모레퍼시픽에 1355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사진은 2023년 8월10일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서 열린 코스알엑스 팝업 매장. <코스알엑스>
3일 코스알엑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2025년 한 해 동안 모두 15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알엑스의 배당에 따라 해당 회사의 지분 86.3%를 보유한 아모레퍼시픽은 배당금으로 1355억 원을 수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코스알엑스의 주주는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하고 창업주 전상훈(9.3%), 자기주식(3.9%)으로 구성돼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높은 배당 수준과 관련해 "코스알엑스가 고배당을 실시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이익 규모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이익 환원 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회사의 고배당을 통해 현금 확보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코스알엑스 인수에 착수했다. 당시 북미 시장에서 '스네일에센스'로 성과를 내던 코스알엑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글로벌 스킨케어 사업 확장을 가속하려는 전략을 세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모두 9369억 원을 투자해 코스알엑스를 인수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 7898억 원이 이미 지급됐으며 잔여 대금 1471억 원은 2030년에 납부된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의 지분율은 2021년 38.4%에서 2024년 86%대까지 상승했다.
코스알엑스는 인수 이후 비정기적으로 배당을 시행해왔다. 배당규모는 2021년 5억 원, 2024년 1200억 원, 2025년 1500억 원 수준으로, 배당성향은 2021년 3%, 2024년 82%를 기록하더니 2025년에는 164%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 입장에서는 지분율이 85%를 넘어선 최근 2년 동안 배당을 통해서만 183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 코스알엑스의 고배당 정책은 아모레퍼시픽에 안정적 현금을 유입할 수 있지만 코스알엑스에게는 글로벌 사업의 투자 여력을 축소할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아모레퍼시픽>
다만 코스알엑스 입장에서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로 쓸 수 있는 현금을 대부분 배당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당 규모가 가장 컸던 2025년은 순이익이 2024년보다 37% 감소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코스알엑스의 배당 수준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코스알엑스는 최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매출은 2023년 4861억 원에서 2024년 2926억 원, 2025년 2570억 원으로 꾸준히 후퇴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612억 원, 1769억 원, 1140억 원으로 줄었다.
사업의 핵심 무대인 미국에서 가격을 정상화하기 위해 물량을 줄였기 때문이 실적이 뒷걸음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채널은 리셀러 사이의 가격 경쟁이 심해 시장 교란이 쉽게 발생한다"며 "코스알엑스는 지난해 동안 매출 감소를 감내하며 물량을 줄여 가격 정상화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코스알엑스가 올해부터 공급 물량을 다시 확대하며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알엑스는 2025년 4분기에 5개 분기 만의 매출 반등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코스알엑스의 고배당 기조가 이어질 경우 실적 회복 국면에서 필요한 투자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알엑스는 지난해 4분기 '아이패치' 제품 흥행이 브랜드 전반으로 확산되며 실적 반등을 이끌어냈다. 특히 유통업체 '실리콘투'를 통해 유럽(EMEA) 지역 매출이 45% 증가하는 등 신규 시장에서도 성장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회복 초입 단계에서는 마케팅과 유통 확대, 신제품 투입 등 초기 투자에 따라 성장 폭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현금이 배당으로 유출된다면 투자를 뒷받침할 재원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알엑스의 최근 3년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3년 1770억 원, 2024년 1391억 원, 2025년 1258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