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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삼천당제약 '증명의 시간' 보여준 한계, 'K바이오' 신뢰 현주소 유감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6-04-08 14: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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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삼천당제약의 언론 대응을 보면 한국 바이오 산업이 처한 소통의 한계와 신뢰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축약판이라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팩트’를 수차례 강조했지만 정작 질의응답 과정에서 제기된 핵심 의혹은 충분히 해소되지 못하면서다.
 
[기자의눈] 삼천당제약 '증명의 시간' 보여준 한계, 'K바이오' 신뢰 현주소 유감
▲ 6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삼천당제약 기자간담회에서 석상제 디오스파마 대표이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당시 신분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후 해명을 통해 삼천당제약의 해외 사업개발 관련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당혹스러운 대목은 투명성을 생명으로 하는 상장사의 소통 방식이었다. 간담회 현장에서 핵심 기술의 구체성을 설명했던 인물이 정작 자신의 신원을 밝혀달라는 요청에는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기술의 진위 여부를 떠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보여준 이러한 폐쇄적 태도는 시장의 불신을 키우는 뇌관이 됐다. 

실제로 논란은 간담회 이후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물론 삼천당제약의 기술력 자체를 현재 평가할 수는 없다. 기술의 실체는 결국 앞으로 공개될 임상 데이터와 최종 계약 결과라는 ‘증명의 시간’을 거쳐 판가름 날 문제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이유는 해명을 통해 밝혀진 현재 기술력이나 계약 단계가 처음 계약을 발표했던 기대감과 간극이 크다는 점이다.

이런 ‘증명의 시간’이 반복적으로 ‘희망의 시간’으로만 인식될 때 바이오 산업 전체의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오 산업은 미래 가치를 먹고 자라는 생태계다. 투자자들은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혁신 가능성을 믿고 자금을 투입한다. 

그러나 실체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성과 기대가 반복적으로 부각될수록 산업 전반에 대해 신뢰할 수 없게 된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 보호를 이유로 구체적 설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사업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기대를 전달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이 반복될수록 시장에서는 ‘데이터보다 메시지가 앞선다’는 인식이 쌓일 수밖에 없다.

투자 시장이 얼어붙고 ‘바이오는 투기’라는 부정적 인식이 고착화된다면 우리 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진짜 ‘K-바이오’의 싹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과장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정작 묵묵히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건전한 바이오 벤처들이다.

소수 기업의 무책임한 소통 방식이 산업 전반에 연쇄 불신 효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금융감독원이 공시심사국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바이오 기업의 보도자료와 공시 지침 정비에 나선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이는 이번 사안을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신뢰 체계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물론 가이드라인이 강화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보안과 정보 공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투자자를 위한 중요 정보인가’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논란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 산업은 분명 ‘꿈’을 동력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바꾸는 힘은 결국 객관적인 데이터와 시장의 신뢰에서 나온다.

이제 K바이오는 기술보다 먼저 신뢰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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