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의 희토류 및 희귀광물 소재 수출 통제가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쳐 기후위기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됐다. 중국 장시성 간저우 지역의 희토류 광산.
신재생에너지 공급망에 필수로 꼽히는 다수의 핵심 소재가 중국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8일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에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여러 자원이 필요하다”며 “수출 규제는 관련 소재 공급에 차질을 키우는 요소”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 부과한 최고 145%의 수입관세 정책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다수의 희토류 소재를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관련 업체들이 해당 소재를 해외로 수출하려면 중국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공급이 어려워지고 사실상 판매를 중단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통제 대상에 들어가는 희토류는 군사무기 또는 풍력발전 터빈 등에 주로 쓰이는 재료다.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거나 가공되는 과정을 거쳐 해외에 공급된다.
전기차 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에 핵심인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 소재도 향후 통제 대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사기관 C4ADS는 “중국은 이러한 세 종류 소재의 전 세계 공급망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며 “관련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와 콩고민주공화국, 짐바브웨 등 주요 소재 생산국에 위치한 채굴 기업 지분도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기업들도 자국에서 관련 소재 생산을 준비해 왔지만 중국과 비교하면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실시한 데 이어 배터리 핵심 광물도 통제 대상에 포함한다면 미국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중국은 미국을 넘어 다른 국가에 공급하는 소재 역시 수출을 제한해 주요 산업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이 다른 국가를 통해 희토류나 핵심 광물 소재를 확보할 수 없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이는 결국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공급망에 차질을 빚어 화석연료 의존을 높이고 결국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려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디스프로슘을 비롯한 희토류 소재가 필요하다”며 “이번 수출 통제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와 경제에 중요하다고 판단한 50종 광물 및 희토류 소재 공급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수출 통제가 미국과 무역 분쟁에 따라 더욱 엄격해진다면 가격 상승이나 물량 부족에 따른 악영향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공간이 크다.
증권사 레이먼드제임스는 미국이 희토류 재고를 미리 축적해 뒀지만 중국과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약 6개월 뒤부터 공급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