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태양광 '종합 솔루션' 역량 입증, 김동관 중국 공세 털고 미국서 날개 달까

▲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모듈부터 주택용 에너지 사업에 이르는 종합 솔루션 역량으로 깜짝 실적을 거뒀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모듈부터 주택용 에너지 사업에 이르는 종합 솔루션 역량으로 1분기 깜짝 실적을 거두며 케미칼 부문 부진을 말끔히 메웠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력하던 태양광 사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서 벗어나 미국 사업에서 날개를 달 공산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가 잇달아 상향되고 있다. 깜짝 실적을 토대로 KB와 신한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높였고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 등은 투자의견도 기존존 '중립'에서 ‘매수(BUY)’로 상향조정했다.
 
주된 요인으로는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1분기에 시장전망을 웃도는 영업흑자를 거둔 점이 꼽혔다. 

한화솔루션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945억 원, 영업이익 303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은 31.5% 늘고 영업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그동안 한화솔루션이 1분기 영업적자 607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을 대폭 웃돌았다”며 “석유화학 부문 적자가 확대됐지만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깜짝실적을 올린 역할이 컸다”고 바라봤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태양광 업황이 바닥을 다지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의 사업 다변화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하며 올해 가파르게 실적을 개선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화솔루션 1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13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이어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2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흑자가 났다.

반면 케미칼 부문은 9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23년 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첨단소재 부문은 영업손실 18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적자를 거뒀다.

그동안 중국산 저가 공세에 허덕이던 태양광 부문이 효자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한화솔루션 실적의 무게중심도 최근 3년 사이 케미칼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옮겨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9월 갤러리아 인적 분할과 함께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와 케미칼, 첨단소재 등 3개 부문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결정했다. 과거에는 큐셀(태양광)과 케미칼, 첨단소재, 갤러리아(소매 및 유통) 등 5개 사업 부문을 두고 있었다.

케미칼 부문은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 ‘빅4’로 평가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부문과 함께 한화솔루션의 양대 축 역할을 맡았다. 사업구조 재편 전인 2021년이나 직후인 2022년까지만 해도 매출에서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앞질렀다. 

그 뒤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은 업황 둔화에 주춤하는 케미칼 부문을 2023년부터 제쳤다. 1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은 1조5992억 원으로 케미칼(1조736억 원)의 1.5배에 이른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종합 솔루션' 역량 입증, 김동관 중국 공세 털고 미국서 날개 달까

▲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1분기부터 TPO 등 주택용 에너지 사업 실적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은 특히 태양광 제품 제조에서 그치지 않고 주택에 모듈을 공급하고 금융과 연계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써드 파티 오너십(Third Party Ownership)’ 사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TPO는 기업이 고객 주택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를 직접 소유하고 운영·관리하며 전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고객은 초기 높은 투자비용을 장기간에 걸쳐 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기업은 잉여전력을 팔아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다 매출채권을 토대로 자금조달도 가능하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주택용 시장에서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주택용 태양광 시장은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서도 TPO시장은 18%의 높은 성장세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 경영에 본격 참여하기 시작한 초기부터 공들인 태양광 사업이 점차 한화솔루션의 주력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한화그룹은 미래먹거리로 태양광사업을 점찍고 2010년 당시 세계 4위 태양광 모듈 제조사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며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한화솔라원으로 이름을 바꾼 가운데 영업적자가 이어져 우려도 나왔지만 2012년 독일 큐셀을 인수하며 반전 신호탄을 쐈다. 

김 부회장은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한화솔루션 등 태양광 계열사에서 경험을 쌓으며 한화그룹의 태양광 관련 뚝심 있는 투자를 이끌었다.

중국산 태양광 모듈의 저가 공세에 한화 태양광 부문(큐셀)이 적자를 내기 시작한 2020년 말에도 1조2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공을 들였다. 이 가운데 1조 원이 중국 기업과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한 연구개발 확대 등에 쓰였다.

김 부회장은 당시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기후 변화 대응 중요성이 커져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10년 이상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토대로 지속 가능한 미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계속해서 미국에서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은 관세전쟁 여파에 미국 현지에서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발전’으로 이어지는 태양광 발전 공급사슬을 수직계열화하는 일이 중요해진 데 따라 성사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3조2천억 원을 투입해 ‘잉곳-웨이퍼-셀-모듈’을 생산하는 통합 단지 ‘솔라 허브’를 미국 조지아주에서 구축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폴리실리콘은 OCI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고 독일과 미국 기업의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솔라 허브는 올해 중하순 즈음 완성한 뒤 시험 가동을 거쳐 빠르게 가동률을 높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