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하반기 새로운 전기차 3가지를 출시한다. (위부터) 제네시스 고성능 전기차 GV60 마그마, 현대차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 N, 기아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5.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상반기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점차 끝나가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신차를 투입해 전기차 시장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6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기아는 하반기에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전기차 신차 3대를 내놓는다.
가장 먼저 소비자들을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은 기아의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5다. 기아는 EV5의 국내 출시 일정을 8월로 확정하고, 7월 말부터 사전계약을 진행한다.
EV5는 올해 기아가 국내에 내놨거나 내놓을 신차들 가운데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모델로 꼽힌다. 국내에만 출시되지 않았을 뿐 이미 해외에서는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V5는 2023년 8월 중국 청두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으며, 같은 해 11월 중국 시장에 출시됐다.
원래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차량이지만, 출시 초반 중국에서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EV5 판매 국가를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중국뿐만 아니라 호주, 태국, 모로코, 브라질, 홍콩 등에서 EV5를 판매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올해 5월까지 판매량에서 테슬라 모델Y에 이어 베스트셀링 전기차 2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반응 얻고 있다. BYD(비야디) 씨라이언7, 아토3 등을 제쳤다. 중국에서도 초반 부진을 딛고 판매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 내놓는 EV5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한 것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중국 모델에는 BYD가 만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했다. 편의사양도 국내 소비자 선호에 맞췄다.

▲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고성능 전기차 GV60 마그마 콘셉트카. <비즈니스포스트>
EV5에 이어 시장에 나오는 모델은 현대차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과 고성능차 아이오닉6 N이다.
현대차는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 출시 이후 3년 만에 첫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영국 현지시각 10일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6 N 실차를 최초로 공개하는데, 정확한 출시일도 이때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6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은 지난 4월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존 모델 디자인에 대해서 소비자들의 평가가 엇갈렸던 것과 비교해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가 많다.
전기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아이오닉6 부분변경 모델과 아이오닉6 N 출시일을 묻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대차는 실차 공개를 앞두고 아이오닉6 N 티저 영상과 프로토 타입 주행 테스트 영상 등을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V60 마그마도 눈여겨 볼 모델이다.
GV60 마그마는 제네시스 첫 고성능 전기차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에서 GV60 마그마 콘셉트카를 공개했고,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가 영국 현지시각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양산형 모델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굿우드 페스티벌에서는 GV60 마그마의 주행 능력을 시연했다.
최근 국내에서 주행 테스트 중인 GV60 마그마가 목격되기도 했다. 사양이나 제원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판매량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GV60의 분위기를 바꿔줄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와 해외 전기차 시장에서는 전기차 캐즘이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8만399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0.6% 증가했다. 국내 승용차 판매량 74만 대 가운데 전기차가 11.3%를 차지했다.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6.7% 늘었다.
미국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51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어나는 것이며 전기차 점유율은 16.7%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점유율 16%는 전기차 캐즘이 끝나는 시점으로 평가받는 수치다. 혁신확산이론에서 혁신자 집단 2.5%와 조기수용자 집단 13.5%를 합한 숫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올해 전기차 캐즘이 끝난다는 의미이며,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4.7%포인트 더 늘면 전기차 캐즘이 끝나는 것이다. 혁신확산이론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16%를 넘어설 때부터는 대중화 시기로 접어들며, 점유율 50%까지 빠르게 확대된다.
현대차와 기아가 하반기 내놓는 전기차 신차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대중화 시기에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