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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X 출범 전부터 날아든 '투자회수 청구서', 김도영 모빌리티·엔터 수조 원 FI 자금회수 직면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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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과거 공격적 사업 확장기에 계열사들의 증시 상장을 전제로 유치했던 카카오그룹의 외부 재무적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선 가운데 계열사 중복상장 규제에 따라 상장 자체가 무산되며, 카카오가 자금 상환에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부 재무적 투자자는 계열사 상장 길이 막히고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카카오를 상대로 법적 분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내년 1월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하는 투자 전문 존속법인 ‘카카오X’는 출범과 동시에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핵심 비상장 자회사들에 대한 재무적투자자(FI) 자금 회수(엑시트) 문제에 직면할 전망이다.
 
카카오X 출범 전부터 날아든 '투자회수 청구서', 김도영 모빌리티·엔터 수조 원 FI 자금회수 직면
▲ (왼쪽부터)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 전현수 카카오 비즈니스 성과리더가 지난 10월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인적분할 소액주주 간담회'에서 소액주주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카카오>

2일 투자은행(IB) 업계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TPG는 지난달 30일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에 카카오를 상대로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TPG는 이와 별개로 국내 법원 소송도 함께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은 TPG가 추진하던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무산되면서 촉발됐다.

앞서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 9월22일 TPG 측이 제안한 ADR 상장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이사회 측은 신주 발행 없이 TPG 보유 지분만 ADR 상장으로 빠져나가는 구주 매출 구조여서, 회사와 다른 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회사의 반대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발을 빼면서 카카오모빌리티 상장이 사실상 좌초되자, TPG는 카카오의 결정이 주주간계약(SHA) 위반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TPG는 지난 2017년 카카오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물적 분할할 당시 5천억 원을 투입한 초기 투자자다. 2021년 추가 투자를 포함해 총 6307억 원을 투자했으며, 컨소시엄 형태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약 29%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FI인 칼라일 역시 2021년 2292억 원을 투자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6.17%를 쥐고 있다.

투자 10년 차에 접어든 TPG는 통상적 사모펀드 만기(10년)가 임박해 더 이상 투자금 회수를 미루기 어려운 처지다. 

TPG는 2017년 첫 투자 당시 ‘2022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한다’는 조건과 함께, 카카오의 IPO 지원 의무 및 투자금 선순위 회수 약정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이 계속 지연되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4월 이사회 산하에 ‘주주가치제고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 3명 중 2명을 TPG 측 인사로 채워 ADR 상장을 의결했으나, 카카오 이사회의 반대로 ADR 상장이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전반의 ‘쪼개기 상장’ 비판과 올해 통과된 상법 개정안에 따른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국내 상장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어 해외 ADR 우회 상장마저 중복상장 이슈로 무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비상장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FI의 엑시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2대 주주인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PE)는 카카오엔터의 전신인 포도트리(2016년·1250억 원)와 카카오M(2020년·2098억 원)에 전부 335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여기에 2023년 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약 11조 원의 카카오엔터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1조154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현재 카카오엔터가 당시 몸값을 인정받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 길이 막힌 데다 실적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의 연결 매출은 2023년 1조 8735억 원에서 2024년 1조8128억 원, 2025년 1조7384억 원으로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3.1% 줄어든 620억 원에 그쳤다.

앵커PE는 지난 7월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보유 지분 매각과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에 나섰지만, 경영권이 없는 비상장사 소수 지분인 데다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도 없어 매각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 밖에 도쿄증시 상장을 잠정 보류한 웹툰 플랫폼 카카오픽코마 등도 후 FI 자금 회수 압박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X 출범 전부터 날아든 '투자회수 청구서', 김도영 모빌리티·엔터 수조 원 FI 자금회수 직면
▲ 카카오는 오는 12월17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2027년 1월1일 자로 기존 카카오그룹을 '카카오AI(신설법인)'와 '카카오X(존속법인)'로 인적 분할할 예정이다. <카카오>

이들 계열사는 모두 과거 카카오그룹의 외형 확장기에 일정 기간 내 IPO를 전제로 외부 자금을 수혈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외 환경 변화로 상장이라는 출구가 사실상 막히면서, 투자금 회수를 둘러싼 갈등이 카카오와 외부 투자자 간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모두 내년 1월 출범하는 투자 전문 회사 ‘카카오X’ 산하로 편입될 예정이다. 이에 초대 수장으로 내정된 김도영 카카오X 내정자는 취임과 동시에 수조 원대 FI 엑시트 과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적분할이라는 지배구조 재편 이후 카카오X의 자회사 상장을 통한 투자금 상환은 중복상장 규제에 막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SK에코플랜트가 FI 투자 지분 7800억 원 어치를 현금 상환 및 직접 인수한 것처럼, 카카오X가 FI 지분을 직접 되사들이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다만 그룹의 핵심 현금 창출원인 카카오톡 사업을 신설법인 ‘카카오AI(가칭)’로 넘기는 구조인 만큼, 카카오X가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 지분을 떠안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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