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캐피탈이 2년 만에 다시 금융당국으로부터 소비자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은 내실경영을 통한 재무체력 정상화와 함께 금융당국과 소비자로부터의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하나캐피탈 '미흡'한 소비자보호 반복, 김용석 내실경영 더해 신뢰회복도 과제

▲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소비자보호 강화라는 시급한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하나캐피탈>


19일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하나캐피탈의 소비자보호 수준이 여전히 금융업계 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캐피탈은 2025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종합등급 ‘미흡’으로 평가됐다. 올해 평가 대상인 6개 금융업권의 29개 금융회사 가운데 미흡 등급은 하나캐피탈과 토스뱅크 두 곳뿐이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민원·소송, 금융사고 등을 반영한 ‘계량평가’ 부문과 내부통제체계 구축 현황, 상품개발·판매·판매 후 단계별 소비자보호 준수사항 등을 살피는 ‘비계량평가’ 부문을 종합해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취약 등 5개 등급을 부여한다.

하나캐피탈의 미흡 평가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있다. 토스뱅크가 올해 처음으로 실태평가 대상에 포함된 것과 달리 하나캐피탈은 2년 전에도 소비자보호가 미흡하다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2023년 소비자보호 평가에서 하나캐피탈은 종합등급 보통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비계량평가 부문에서는 홀로 미흡으로 평가됐다.

2023년 평가 대상이었던 22개 금융회사 가운데 종합등급이 보통 이하인 곳은 없었고 계량·비계량평가 부문을 통틀어 미흡 등급이 나온 건 하나캐피탈뿐이었다.

이에 당시 금감원이 “비계량부문 ‘미흡’ 등급인 하나캐피탈은 경영진 면담을 실시해 개선계획을 조속히 마련하고 이행하도록 지도하겠다”며 하나캐피탈을 콕 짚어내기도 했다.

하나캐피탈은 이 때 지적받은 비계량부문에서는 개선을 보였다. 2025년 평가에서 비계량부문 등급은 보통이다.

다만 계량부문이 2023년 보통에서 2025년 미흡으로 악화했고 종합등급도 보통에서 미흡으로 한 단계 낮아졌다.

구체적으로 금감원은 하나캐피탈이 2022~2023년 공격적 팩토링 영업을 추진해 민원이 급증했고 관련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보호최고책임자(CCO)가 개인정보보호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는 점도 소비자보호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평가됐다.

하나캐피탈의 소비자보호 역량이 이번 평가에서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김용석 하나캐피탈 사장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 사장에게는 하나캐피탈의 재무 체력을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에 더해 소비자보호 신뢰 회복이라는 시급한 과제까지 더해진 셈이다.

김 사장은 하나은행에서 여신그룹장까지 지낸 ‘여신심사 전문가’로 평가된다.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하나캐피탈의 건전성을 개선하고 수익성 제고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나캐피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여파로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이다.

하나캐피탈은 2022년 하나금융에서 하나은행 다음으로 순이익을 많이 내 비은행 ‘효자’로 불렸다.

그러나 2022년 2983억 원이던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은 2023년 2094억 원, 2024년 1163억 원,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641억 원까지 줄었다.

이처럼 하나캐피탈의 실적 개선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당장은 소비자보호 강화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형식적 제도 정비를 넘어 실제로 작동하는 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실질적 보호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금감원은 종합등급 미흡을 받은 하나캐피탈과 토스뱅크를 대상으로 경영진 면담을 실시한다. 하나캐피탈은 2개월 안에 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이행 실적은 1년 이내 보고해야 한다.
 
하나캐피탈 '미흡'한 소비자보호 반복, 김용석 내실경영 더해 신뢰회복도 과제

▲ 금융감독원이 하나캐피탈을 대상으로 경영진 면담을 실시한다. <연합뉴스>


앞으로 최소 1년 동안 금감원이 하나캐피탈의 소비자보호 부문을 예의주시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이 소비자보호 강화를 특히 강조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원장은 8월 취임식에서부터 “금융권 소비자보호 실태 모니터링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금융범죄에도 금감원의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은 이번 소비자보호 평가에서 지적된 부분을 빠르게 개선할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많은 민원이 발생했던 팩토링 영업구조를 개선한다. 중소형 렌탈사 팩토링 취급은 중단하기로 했다.

계약 관련 체계도 재정비한다. 계약서류·누락파일 검수를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면계약·렌탈료 대납 등 비정상 계약에 대한 금지 문구를 명확화한다. 사고 방지를 위해 계약서 등 전반에 대한 전수점검과 제휴사 현장 방문 점검을 강화한다.

또한 소비자보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2025년 조직개편에서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와 개인정보보호책임자를 분리할 계획을 세워뒀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