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실적 부진에 '탄약 사업' 가치 떨어질까 비상, 류진 미국 스포츠탄 시장 공략 담금질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5-06 16: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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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류진 풍산 대표이사 회장이 탄약 사업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실적 반등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풍산 영업이익의 80% 가량을 책임졌던 탄약 사업의 가치는 1조5천억 원까지 거론됐는데,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몸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류진 풍산 대표이사 회장이 탄약 사업 수익성 반등을 위해 미국 레저용 탄약 시장 공략에 힘을 준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류 회장은 생산체계를 재정비하는 한편, 미국 스포츠탄 탄약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풍산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풍산은 방산 부문의 연간실적이 올해 1분기 부진에도 연간 매출 목표인 1조372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 부문은 1분기 매출 156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23% 가량 줄어든 수치다. 회사 측은 탄약 개발품의 수락시험이 지연되고, 중동 수출 물량의 선적지연에 따른 일시적 부진으로 설명했다.
수락시험이란 제품 생산이 완료된 뒤, 납품하기 직전에 국방규격 및 계약 조건에 명시된 성능과 품질을 충족하는지 검증하는 관문이다.
풍산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락시험의 진행을 위한 생산일정을 재정비하고 정부기관에 협조를 구하는 한편, 미국 내 레저용 탄약사업에 판매를 강화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회사의 미국 내 탄약 사업법인 PMC어뮤니션의 매출은 2025년 1억3364만 달러(1947억 원)으로 2024년보다 43.5% 줄어들었다.
하지만 경쟁사의 가격 인상으로 올해는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탄약 제조사인 키네틱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제품별로 3~12%의 가격을 인상했다. 미국 최대 탄약 제조사 올린-윈체스터도 지난 2월 실적발표회에서 관세에 따른 대응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시사했다.
게다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올린-윈체스터’의 캔자스시티주 레이크시티 공장의 파업이 현재까지도 지속됨에 따라, 풍산은 판매 확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2025년 수입산 탄약에 관세를 부과한 후에도 현지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지 않아 미국에 탄약을 수출하는 업체의 매출과 이익이 하락했었다”며 “현지 기업들의 가격인상은 탄약 수출기업의 단가 인상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풍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쟁사 가격동향 및 고객사 재고 모니터링을 강화한 만큼 이번 가격인상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풍산 측은 4월30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경쟁업체의) 스포츠탄 가격 인상에 따라 회사 수익성도 일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 풍산이 제조하는 다양한 규격의 탄약. <풍산>
풍산의 탄약 사업은 2020~2025년 평균 회사 세전이익의 80% 안팎을 차지하는 알짜 사업인데,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매각을 추진하다가 무산됐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3~4월 매각 추진 당시 풍산 탄약 부문의 지분 38%의 가치로 약 1조5천억 원으로 평가됐는데, 중동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가파르게 증가할 탄약 수요를 고려하면 추후 매각 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풍산 방산 부문 매각 관련) 거래가 완전히 끝난 것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며 “이후에 매각이 재추진된다면 방산 부문의 가치가 한단계 높아지며, 전체 기업가치를 4조 원 이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풍산은 지난 4월9일 공시를 통해 탄약 사업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향후 오너일가의 지분승계 차원에서 매각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는 류 회장의 아들인 로이스 류(한국 이름 류성곤) PMX인더스트리 부사장이 미국 국적자이기 때문이다. 현행 방위사업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외국인이 방산기업에 최대주주에 오르거나, 임원으로서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방위사업청·산업통상부 등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풍산이 탄약 사업을 분리,매각한 뒤 구리를 가공하는 신동 부문만 남긴 채로, 류진 회장이 류 부사장을 비롯한 자녀들에게 지분을 물려주는 형태의 승계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풍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탄약사업 매각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