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화학이 부진하던 석유화학 부문에서 올해 1분기 16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전사 차원의 영업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은 전기차(EV) 수요 부진과 이란 전쟁에 따른 석유화학 연료 수급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안정적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첨단소재 분야 확대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 ▲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부진에서 탈피하고자 첨단소재 분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
6일 LG화학에 따르면 석유화학 부문이 1분기 수익성을 개선한 원인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원료 가격 상승으로 긍정적 재고 래깅 효과(원재료 구매와 제품 판매 시점 차이에 따른 손익 효과)가 발생한 점이 꼽힌다.
이와 함께 유럽 반덤핑 관세 환급액 약 400억 원가량의 일회성 수익이 반영된 점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만 1분기 영업이익 1648억 원을 기록하며 직전 2025년 4분기 24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에서 큰 폭으로 반등했다.
그럼에도 LG화학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2468억 원에 영업손실 497억 원으로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정책 종료에 따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2천억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 기록하며 석유화학 부문 이익을 갉아 먹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및 LG화학의 전지소재 분야 양 쪽에서 점차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라인의 일부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며 전기차 수요 정체에 대응하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전환 라인이 2~3분기에 걸쳐 순차적으로 가동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지소재 분야에서는 양극재 제품의 그룹 외부 판매가 늘어나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고객사의 탈중국 수요가 LG화학 전지소재 선택으로 이어지면서 양극재 외부 출하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양극재 판매량 60% 확대됐는데 이에 따른 가동률 상승 및 고정비 부담 감소는 적자폭 축소 기여할 여지가 많다.
| ▲ 북미 고객사의 탈중국 수요가 LG화학 전지소재 선택으로 이어지면서 양극재 외부 출하량이 늘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의 모습. < LG화학 > |
이처럼 긍정적 요인에도
김동춘 사장은 석유화학과 배터리 사업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첨단소재 분야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아직도 불확실한 데다 이번 분기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석유화학 부문도 이란 전쟁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단기적 개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3월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의 일시적 가동 중단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데다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이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중순 이후 나프타 가격 20% 상승했지만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수요 부진에 최근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사장은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중심의 고부가 소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사장은 기존의 전지소재·친환경소재·혁신신약 중심 3대 성장동력을 4대 성장동력으로 재편하며 반도체와 전장 등 전자소재 사업의 확장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매출 1조 원 규모인 전자소재 사업을 2030년까지 2조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1분기 반도체 신제품 소재 출시에 힘입어 첨단소재 매출은 8431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6.3% 확대됐으며 영업손실도 433억 원으로 13.4%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LG화학 관계자는 “동박적층판(CCL), 칩 접착 필름(DAF) 등 반도체를 외부의 기계적 및 화학적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패키징 분야 제품을 기반으로 매출 확대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