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6-05-06 16: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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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가 인공지능(AI) 투자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둔화한 가운데 최수연 대표가 돌파구로 낙점한 두나무와 합병까지 규제의 벽에 막혔다.
디지털자산기본법안 논의가 국회에서 수개월째 공전을 거듭하면서 네이버의 신사업 성과 가시화 시점도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국회에서 수개월째 공전을 거듭하면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성남시 정자동 네이버 사옥의 모습. <네이버>
6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달 예정됐던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재차 연기되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안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인 하반기에나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핵심 쟁점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해 연내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합병의 핵심 걸림돌은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의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조항이다.
정부는 거래소 지배구조 투명성을 위해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는 구조인 만큼, 이 조항이 현행대로 유지될 경우 현재와 같은 구조의 합병은 이뤄지기 힘들다.
황현일 세종법인 변호사는 "대주주 지분제한이 도입될 경우 현재 거래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3년 규제 유예가 도입된다면 지배구조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대표 핀테크 기업과 가상거래소 간 합병을 통해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원래의 거래 목적은 상당 부분 퇴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8월부터 강화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역시 넘어야 할 높은 벽이다. 네이버는 이 같은 규제 불확실성을 반영해 절차를 이미 한차례 연기했다. 포괄적 주식 교환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오는 5월22일에서 8월18일로 약 3개월 미뤘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두나무와 같은 디지털자산 기업들이 법안 지연으로 사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사이에 전통 금융권들이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이 제도화되고 이후 시행됐을 때 경쟁 환경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대표는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병 공동 간담회에서 "블록체인 대중화 흐름과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맞물린 지금이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부터 AI 서비스 수익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2411억 원, 영업이익 5418억 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6.3%, 영업이익은 7.2% 각각 늘었다.
그러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고정비 부담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16.7%로 3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 인프라 비용은 2508억 원으로 전년 동기(1893억 원) 대비 32.5% 증가했다. 올해 약 1조 원 규모의 GPU 투자를 예고한 만큼 단기간 내 이익률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연간 매출 1조 원이 넘는 두나무가 연결 실적에 편입될 경우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지만, 합병 지연으로 신사업 가시화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최 대표는 하반기부터 생성형 AI 전용 광고 모델 상용화 등 본격적인 수익화를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 생성형 AI 전용 광고 모델 테스트를 시작해 3분기에 상용화하고, 4분기 중 AI 탭에 적용해 매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전략이 광고와 커머스에 치중된 만큼 성장이 둔화한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이후로는 플러스스토어 수수료 인상 효과도 제거되기 때문에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AI 서비스의 유의미한 수익화 성과가 필요하다"며 "두나무와 합병 지연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익화 모델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정희경 기자